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시 리움미술관
리움미술관에서 1월 31일부터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전시가 시작되었는데, 워낙 유명한 작가라 현재는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게다가 관람료가 무료라니 더 관람객의 수요가 많은 것 같습니다.
티켓은 리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사전예매를 해야 관람가능하고 주말엔 주차하기가 힘들어 걸어서 15분정도 떨어져있는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오셔야 될 것 같아요.
- 한강진역 공영주차장 - 10분당 800원
- 한남동 공영주차장 - 10분당 500원
리움미술관은 주차비가 무료이니 왠만하면 미술관에 주차하시는게 좋겠습니다.
리움미술관 주차장은 지하 1층과 지하 3층이 있는데 지하 3층은 차에 탄 상태로 승강기를 타고 내려가서 주차합니다.
주차요원들이 친절히 안내해주셨고, 주차장이 크진 않았지만 공간도 넓고 쾌적했습니다.
저희는 예약한 시간보다 30분가까이 지각했는데, 못들어갈까봐 조마조마했지만 다행히! 입장했습니다. (예약한 모바일티켓의 큐알코드만 있으면 됩니다)
<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시 : WE >
전시기간 ㅣ 23. 01.31 ~ 23. 07.16
전시장소 ㅣ 리움미술관
관람시간 ㅣ10시부터 17시까지 한시간 간격으로 예매
관람료 무료 , 매주 월요일 휴무
주차 ㅣ 무료 , 건물 지하에 가능
오디오가이드 무료(신분증 지참)
리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예매해야 관람가능
문의 ㅣ 02-2014-6900
원래 리움미술관은 현장예매도 가능했었는데 이번 전시는 워낙 인파가 많아서 그런지
2월 14일부터는 미술관 내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현장발권을 하지 않고 100%사전 예약제로 변경운영한다고 하니 관람하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온라인 개인예매는 관람일 14일전부터 가능하고, 예매 가능 인원은 최대 4명입니다.
리움미술관 일층 정문에 누워계시는 노숙자작품을 시작으로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시는 시작됩니다.
온라인예매를 하신 분들만 미술관입장이 가능한데요, 그도 그럴것이 로비에도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시장 곳곳의 높은 곳마다(심지어 전시제목에도) 비둘기떼가 앉아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것 또한 작품입니다.
가짜가 아니라 진짜 비둘기를 박제한 것이었어요.
프론트에 신분증을 맡기고 오디오가이드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는데, 오디오가이드가 큰 핸드폰만하더라구요.
무선 골전도이어폰이라 선도 없고, 귀에 꽂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작품 가까이 다가가면 자동으로 작품설명이 나오는 최첨단 오디오가이드였습니다.
현대미술의 거장의 전시관람도 무료인데다 주차도 무료, 오디오가이드까지 무료 리움미술관 이번엔 작정한 듯 합니다.
마우리치오 카텔란 작품보기
지하 1층에 전시장부터 들어가봅니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들은 보기에 단순하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극사실적 조각과 회화가 주를 이루며, 익살스럽고 냉소적인 일화로 포장된 그의 작품은 무례하고 뻔뻔한 태도로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게 합니다.
이번 전시<< WE >>는 우리는 누구인가, 어떻게 우리가 되는가, 관계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의 작업에서 억압, 불안, 권위, 종교, 사랑, 나와 가족, 삶과 죽음 그리고 '우리'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은 모종의 연대를 가능하게 합니다.
카텔란을 닮은 두상 조각에 자신의 모든 작품을 축소해 만든 작은 모형이 가득 붙어있는 작품에 빈 공간을 뜻하는 <Void>제목을 붙이는 역설.
지하 1층 넓은 전시장에 카텔란의 작품들이 곳곳에 있으니 빠뜨리지 않고 잘 찾아서 보세요.
아래에 깔려있는 카페트도 작품(밟으면 ㅎㄷㄷ)
작품들이 경계선이 없어서 가까이 가서 보기도 좋았는데,
전시장 천장에 매달려있는 박제된 말 작품이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아래 냉장고안에 중년의 여성이 들어가 앉아있습니다.
20대 초반에 어머니를 여읜 작가는 그만의 방식으로 어머니를 기립니다.(아무생각없이 쑥 들여다봤다가 깜놀)
카텔란 자신을 닮은 두 남자 형상의 인형이 침대에 누워있습니다.
작가의 삶과 죽음에 대한 고약한 농담같은 작품인데, 장례식같기도 하고 좀 서늘했습니다.
그리고 거장의 작품을 위해 미술관 바닥까지 뚫어버린 리움미술관 멋집니다.
미술관 바닥으로 들어오는 익살맞은 표정의 카텔란아저씨.
이 작품의 모델은 누구인지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 수 있겠죠.
아이같은 작은 몸집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 듯한 모습은 마음 한구석을 찹잡하게 했습니다.
벽 한쪽에 저게 뭔가 싶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작은 엘레베이터입니다.
심지어 작동도 되고 있었어요.ㅎ
층에 따라 불도 들어오고 땡 하는 소리와 함께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는데 너무 재밌었습니다.(엘레베이터 안에도 똑같이 재현)
1층에서 카텔란의 전시는 계속됩니다.
올라가서 보이는 작품은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표본 같기도 한 작품인데 <브레맨 음악대>의 주요 장면을 구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늙은 당나귀, 개, 고양이, 수탉 순으로 올라가있는 이 작품은 전시장 반대편에 박제 동물로 만들어놓은 <가족>이라는 작품과 같은 구성입니다.
검은 철판에 군데군데 총탄 자국이 있는 이 작품은 미국 성조기를 검게 새기고 실탄을 발사하여 완성된 것이라고 합니다.
국가 안보를 명문 삼아 일으킨 전쟁, 총기 난사를 둘러싸고 촉발된 무기소지권 논란, 나아가 대규모 흑인인권 운동으로 이어진 인종차별적 공권력 행사 등 국가의 어두운 면모를 상기하게 합니다.
거꾸로 서있는 뉴욕경찰.
9.11 테러 직후 전시된 작품인데 당시 관객은 나란히 뒤집힌 경찰의 모습에서 무너진 쌍둥이 빌딩을 연상하고, 테러로부터 국민을 지켜내지 못한 국가의 실패를 읽을 수 있었다고 하네요.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자신의 작품 거래를 담당한 갤러리스트를 덕테이프로 벽에 붙였고, 그것을 사진으로 찍은 작품.
정말 기발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바나나를 보러 2층으로 올라가봅니다.
2층의 빨간 바닥에서 가장 눈에 띄던 하얀 대리석 작품들.
누가봐도 시신을 하얀 천으로 덮어놓은 느낌인데 대리석이라 더 흥미로웠습니다.
아홉개의 얼굴 없는 대리석 조각은 익명의 죽음에 대한 기념비로, 보는 이 각자에게 깊이 새겨진 비극을 떠올리게 합니다.
기다랗게 서있는 줄이 있길래 일단 서서 기다렸는데 여기가 바나나작품을 보는 줄인 줄 알았으나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을 축소해 제작한 작품을 보는 줄이었습니다.
인스타 포토존으로 인기만점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물감으로 색칠하고 축소한 제단도 있습니다.
시스티나 성당을 축소해 만든 작품을 보러 서있는 사람들 옆에 누워계시는 교황님 발견.
작품제작 당시 교황이었던 요한 바오르 2세가 운석에 맞아 쓰러진 것을 형상화했는데, 종교적 지도자이자 바티칸 시국의 원수인 교황에 대한 파격적인 설정을 적용한 모습은 카텔란이 권위를 다루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사냥감의 머리를 벽에 박제하는 것과 반대로 머리를 제외한 말의 몸통만 벽에 걸려있는 작품.
그리고 전시장 안쪽 공간으로 들어가면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바나나'가 드디어 보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바나나를 예술가의 지시에 따라 단순히 벽에 붙인 작품이 120,000달러에 팔린 것부터 다른 예술가가 퍼포먼스로서 바나나를 떼서 먹어버린일, 그 후 신선한 바나나로 교체되었고 몰려든 인파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결국 작품을 내리게 된 것까지 어느하나 평범한 것이 없었습니다.
이처럼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작품과 작품이 아닌 것을 판단하고 작품의 미적, 경제적 가치를 결정하는 미술 제도를 회피하는 대신 오히려 한 가운데 뛰어들어 그 모순을 드러냅니다.
점차 썩어가는 바나나가 어떻게 예술작품이 될 수 있을까? 누구든 붙이기만 하면 되는 건데 이 작품이 이토록 비싸게 팔린 이유가 뭘까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장 구석에 다람쥐와 그 크기에 알맞는 미니어처 살림이 아기자기하게 놓여있습니다.
가까이 가보면
테이블에 축 늘어진 다람쥐의 자세와 씽크대에 쌓인 접시, 발치에 놓인 총을 통해 다람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비극적인 작품입니다.
전시장을 다 둘러봤다고 생각했는데 주차장을 찾아나가다가 본 또다른 작품들.
그래도 여기 노숙자는 문밖에 누워있는 분보다 그래도 상황이 좀 나아보이네요.
그리고 그 옆을 세발자전거를 타고 누비는 카텔란의 얼굴을 닮은 아이의 작품도 눈을 떼기가 어려웠습니다.(로비를 돌아다님)
리움미술관 공식 인스타에서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전시정보와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보실 수 있습니다.
리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사전예매로만 관람이 가능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수시로 들어가셔서 잔여타임 확인하시고 예매하시길 바랍니다.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시가 시작된지 얼마 안된 현재 2월은 예매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꼭 한번은 봐도 좋을 무료전시 리움미술관전시 올해 7월까지 관람기간이 긴 편이니 인파가 좀 빠진 다음에 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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