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민미술관 전시 <히스테리아 : 동시대 리얼리즘 회화>
일민미술관에서 열리는 <히스테리아:동시대 리얼리즘 회화>는 동시대 작가 13인의 작업을 통해 회화의 '리얼'한 경향을 살피고 이를 독자적인 한국 미술의 계보에서 조망하는 전시입니다.
< 히스테리아 : 동시대 리얼리즘 회화 >
장소 ㅣ 일민미술관 1,2, 3 층
기간 ㅣ23.04.14 ~ 23.06.25
시간 ㅣ 11:00~19:00(월요일 휴관)
관람료 ㅣ 일반 7,000원/ 학생 5,000원(만 24세 이하 학생증소지자)
문화의 날엔 50% 할인
도슨트 ㅣ수, 일요일 오후 3시(40분 소요)
주차 ㅣ전시관람시 1시간 지원
문의 ㅣ02-2020-2050
저는 주차를 건물 뒤쪽으로 가서 지하에 주차하고 계단을 올라와서(방문증으로 인증을 해야 승강기가 열린다고 함) 1층으로 왔습니다.
일민미술관의 주변 직장인들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매주 수요일 11:30~13:30에 일민미술관 데스크에 명함과 신분증 또는 사원증을 제시하면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화요일에 방문했기 때문에 티켓을 7천원으로 구입했고, 그래서인지 주차권 1시간짜리를 주셨어요.
최진욱을 비롯해 이수경, 정수진, 노충현은 사회적 발언과 참여로서의 주류 리얼리즘 미술 외부에서 마치 신경의 작용처럼 '히스테릭'하게 회화가 세계에 반응하는 방식을 탐구해온 작가입니다.
이들의 작업에서는 동시대의 현실뿐 아니라 새로운 미디어, 이미지 환경에서 회화가 맞닥뜨리는 질문, 그리고 이에 관한 작가의 문제의식과 실험이 드러납니다.
<히스테리아> 전시는 같은 계보에서 함께 언급될 수 있는 노상호, 손현선, 이재석, 임노식, 정수정, 함성주, 김민희, 조효리, 김혜원의 그리기가 2020년대를 특징짓는 사회, 문화적 변화를 회화의 재료로 받아들이는 방식을 살핍니다.
전시는 일민미술관 1층에서 3층까지 이어지는데, 1층에 가장 큰 사이즈의 작품.
"한국 미술에서는 최근까지도 '현대적인 구상회화' 라는 표현이 낯설 정도로 현대미술과 구상 회화 사이에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물론 80년대 이후 활발하게 전개된 민중미술과 해외미술의 다양한 수용을 통해 그림이 현대적이기 위해 반드시 추상적일 필요는 없다는 인식이 점차 확대되어 왔다.
그러나 '동시대를 반영하지 못하는 낡은 방식의 구상 회화' 와 '대상 세계를 배제한 추상회화' 사이에는 여전히 깊은 심연이 존재한다." - 최진욱
최진욱작가의 작품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상 세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함성주 작가에게 그리기는 액정 너머에 등장하는 이미지의 형태와 의미를 액정과 닿은 현실에서 주목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오타를 고친 종이를 여러번 접어서 찍은 이미지를 그린 작품 흥미로웠어요.
보고 있으면 진짜 작가의 작업실 안에 서 있는 것처럼 정말 사실적으로 표현된 작품.
대상이 속한 풍경을 실제와 같게 모방한 화면비, 틀 속에 틀을 반복하는 표현
김혜원 작가는 작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회화의 소재에 대해 가급적 중립적으로 서술하고자 합니다.
최근 작가는 물감의 색점이 망막 위에서 혼합돼 형상을 구축하는 점묘화 방식을 구사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먼저 대상의 고유색을 수채화로 칠하고 그 위에 촉각적인 질감이 도드라지는 과슈 물감을 여러 차례 쌓아올려 음영을 처리합니다.
정말 와 했던 마포중앙도서관 작품과
귀여움이 묻어나는 사진촬영금지 작품.
정수진 작가는 도처에 괴물이 있다고 믿는데 이 괴물을 질서의 차원으로 불러들이는 것이 그의 회화입니다.
특히 <뇌해> 작품은 '뇌의 바다'라는 기과한 발상 뿐 아니라 회화적 균질함으로 시선을 잡아끕니다.
검푸른 바탕에 잘게 부서진 파도와 거품, 껍질의 일부가 사라진 양파, 화초가 뒤섞인 수생식물, 의인화된 토끼와 수영모를 걸친 사람의 형상이 부유합니다.
이재석작가의 회화에는 조각난 신체, 부유하는 사물, 목가적인 배경 풍경 등 서로 무관해 보이는 이미지가 차분한 질서 속에 뒤섞여 있습니다.
그의 작품을 보면 초현실주의적인 방법론과 무의식의 세계를 떠올리게 하는데, 이재석 작가는 신체와 기억, 그리고 사물의 존재 방식을 균등한 요소로 인식하고 그들의 구성 요소와 유사성에 관한 탐구를 이어왔습니다.
손현선 작가는 반복해 그릴수록 그리는 대상이 명료해지고 현실성을 얻는다고 믿습니다.
작가가 캔버스에 재현하는 움직임은 정확한 윤곽선과 부정확한 채색이 덧올려지는 과정에서 멈춤과 재생을 반복하는데요,
그는 움직임을 움켜쥐려 한다는 점에서 사진과는 상반된 태도를 취하지만 동시에 대상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실증하기 위해 사진이나 3D 모델링 같은 현대 기술을 이용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노충현 작가는 카메라를 들고 작업실 인근 풍경사진을 찍은 뒤 그 사진을 꺼내들고 새로운 표현을 이끌어낸다고 합니다.
어디선가 우리의 일상을 그린 듯한 작품들이지만 몽환적인 분위기가 가득했습니다.
이수경 작가의 불꽃 변주 작품은 도상을 거울에 비춘 것처럼 좌우대칭을 이루도록 그린 것으로, 재현의 굴레가 무한히 반복되는 영겁의 시공을 상상할때, 어느 쪽이 재현의 대상이며 어느 쪽이 굴절된 상인지 알 수 없어집니다.
작가는 2014년부터 한달에 한번 최면 치료사를 만나 전생 체험을 하고 무의식 속에서 본 기억을 '전생 역행' 회화로 구현했습니다.
전생의 서사로부터 독립한 장미가 군집을 이뤄 생식하듯, 불꽃과 그 주변의 형상들은 시작점과 끝점을 알 수 없게 화면 전체로 퍼져 나갑니다.
일민미술관 3층에 올라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김민희작가의 '클레이 포트만'.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까지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 만화 등의 영향이 작품의 원천이 되었다고 하네요.
노상호 작가의 작품들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풍경 같으면서도 초현실적인 느낌을 풍깁니다.
배경은 물론 인물들까지 윤곽선이 뚜렷하지 않는데, 가까이서 보면 입체적으로 표현된 점이 독특했어요.
그의 작품들은 에어브러시와 그림 인공지능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에어브러시는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이미지 용량을 대폭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그가 반영할 수 있는 세계의 총량을 확대하는데, 이것은 회화와 디지털 이미지를 밀착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노상호 작가나 달리 2 나, 미드저니에 이미지 생산을 위탁하는 방식은 작품의 제목인 '홀리'와 연관해 한층 미묘한 해석의 여지를 남깁니다.
조효리 작가의 작업은 3D프로그램으로 만든 모델을 옮겨 그리는 일에서 출발해 그림이 연장하거나 단축하는 혹은 나열하거나 접합하는 시공간의 단면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계단 측면에 위치한 거울은 부츠의 음영, 굴곡, 왜곡된 이미지, 끝없는 소실점으로 공간을 무한하게 확장하면서 그린 이가 의식적으로 제조한 환영을 연출합니다.
5월전시 일민미술관 <히스테리아 : 동시대 리얼리즘 회화> 전시는 작가 13인의 100점 정도의 작품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작품도 많았고 신선한 느낌의 작품들도 많아서 즐겁게 보고 왔어요.
광화문 부근에서 좋은 전시를 찾거나 다양한 회화 작품을 보고 싶으신 분들 신진 작가들의 리얼리즘 회화가 궁금하신 분들은 꼭 한번 방문하시길 추천드립니다.
회사가 광화문 근처라면 수요일 점심시간에 무료로 관람도 가능하니까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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