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파정 서울미술관 요시다유니 전시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는 전 세계를 무대로 패션브랜드, 잡지, 광고, 아티스트의 비주얼을 디렉팅하는 요시다 유니의 <YOSHIDA ; Alchemy> 전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황금을 만들려했던 고대의 연금술사처럼 작가는 빛과 어둠, 유형과 무형 사이의 상호 작용을 세밀하게 조작하여 평범한 것을 비범한 것으로 '변환'시키고 원물의 형태를 재조합하여 아름답고 의미있는 작품으로 '변형'합니다.
위의 작품이 디지털이 아니라 과일을 하나하나 잘라서 만든 작품이라는게 신기해서 실제로 보고 싶어서 석파정 서울미술관으로 갔습니다.
석파정 서울미술관은 본관과 별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미술관이 있는 본관은 오후 6시까지 오픈하고,
석파정이 있는 별관은 5시까지밖에 운영을 안하므로 마지막 입장시간인 5시에 입장하시면 같은 티켓이어도 석파정은 볼 수 없으니 참고하세요.
티켓은 현장발권 하시면 되고, 오디오가이드는 네이버 오디오 클립에서 무료로 청취할 수 있지만 작품 옆에 다 설명이 적혀있어 굳이 듣지 않아도 됩니다.
서울미술관 주차는 미술관안에 하시면 되는데, 공간이 크지 않아서 많은 수는 주차할 수 없더라구요.
그리고 석파정만은 관람이 안되니, 석파정을 구경하고 싶은 분들은 미술관입장권을 끊으셔야 합니다.
< 요시다 유니 : Alchemy >
장소 : 석파정 서울미술관
기간 : 23.05.24~09.24
관람시간 : 미술관 - 10:00~18:00/ 석파정 - 11:00~17:00
입장은 종료 1시간 전까지 가능
월, 화 요일 휴관
주차 : 미술관내 주차 가능(주말엔 거의 만차)
티켓 : 성인 20,000원/ 학생 15,000원/ 미취학 아동 13,000원
티켓은 미술관 현장 발권
문의 : 02-395-0100
오디오가이드 : 네이버 오디오 클립에서 무료청취
PART 1 - FREEZE DANCE
요시다 유니는 '자연물에 똑같은 형태나 색상이 존재하지 않고 각각의 형상과 색감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 기인하여 그 간극을 세밀하게 조작한 작업을 선보입니다.
이 섹션에서는 모든게 아날로그 수작업으로 이루어진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바나나 껍질을 흘러내리게 잘라내서 색이 변색되기 전에 찍은 작품.
사과 아래로 흘러내린 액체처럼 표현한 껍질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장자리가 둥글게 말리며 액체의 둥근 모양과 윤기가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되었어요.
사과와 바나나를 모자이크처리해 보이는 것처럼 표현한 이 작품은 많은 분들이 아실 것 같아요. 저도 이 작품 때문에 작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각각의 모티브를 모자이크로 표현하여 나올 수 있는 색의 그라데이션을 같은 과일이거나 같은 계열의 색이지만 다른 과일을 사용해 모자이크를 표현했습니다.
이것 역시 오랜시간 작업하면 과일이 변색되기 때문에 속도감이 중요했다고.
그리고 더 사실적으로 모자이크를 연출하기 위해 큐브모양으로 자른 과일을 앞에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과일 자체의 속을 파내고 그 안에 자른 조각을 끼워넣는 식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햄버거 사진이 마치 픽셀이 깨져서 표현된 듯한 느낌, 작가는 정말 천재인가 봅니다.
과일이 겹친 부분이 투과되는 듯 보이는 이 작품들은 여러 가지 색의 과일을 조합해 제작했어요.
자몽과 사과가 겹쳐지는 부분은 오렌지 껍질을, 사과와 자몽이 겹치는 부분에는 핑크 자몽을 끼워넣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신선한 감귤류 과일이 빛나는 보석처럼 보이는 것에 착안해 제작한 과일 주얼리 시리즈.
실제 제작은 스티로폼을 기초 모형으로 제작한 후, 스티로폼 단면을 파내고 과일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완성했다고 합니다.
꽃병 시리즈 중에 가장 눈에 띄었던, 마치 아이스크림을 바닥에 엎은 것처럼 표현된 작품.
과일로 만든 다양한 구두시리즈도 재밌었습니다.
PART 2 - HIDDEN PICTURES
이번 섹션은 요시다 유니가 맡았던 여러 브랜드의 아트디렉팅의 세계를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요시다 유니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업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또한번 그녀의 아이디어에 놀랐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들 중 하나였던 책장에 꽂아둔 책으로 움직임을 만들어 촬영한 작품.
패션잡지 '소엔' 의 75주년 기념 기획으로 제작한 것인데, 75년 분량의 '소엔' 1,300권을 책장에 꽂아두고 모델의 얼굴이 인상적일 수 있도록 책을 무너뜨리고 찍었다고 합니다.
마치 식탁에 앉아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물안에 앉아있는 작품.
모델의 머리카락으로 글자를 표현한 작품
강아지들의 털색으로 그라데이션하게 표현한 사랑스러웠던 작품.
한 의류브랜드의 2021년 봄 비주얼.
물가에 누워 즐거워하는 모습, 주변에 피어있는 꽃과 안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호수에 비쳐 선물을 포장한 리본처럼 보입니다.
이 작품에서 또한번 요시다유니의 천재성이 나타났습니다.
드라마의 포스터인데 글리치 노이즈처럼 만들어진 이 비주얼은 모두 아날로그 방식으로 서류를 쌓아올려 만들었습니다.
묻힌 진실을 마주하는 혼란스러운 회색의 세계관에서 해결해야 하는 수많은 미제사건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런 드라마 한국에도 많죠 ㅋ) 등을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업무 서류의 색을 맞춰가며 엇갈려 보이도록 표현했어요.
그리고 디즈니와 유니클로의 티셔츠 콜라보레이션 시리즈 작품들.
전시장 곳곳에 요시다 유니가 작업했던 과정을 보여주는 오브제들이 같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큰 볼륨의 머리카락을 이글루 모양으로 만들어 그안에 코미디언인 와타나베 나오미가 들어가고, 꽃과 함께 다양한 색의 과일을 손에 들고 있는 것으로 깁밥 재료를 표현했네요.
그림자로 김밥의 김을 표현한 것도 감탄했습니다.
미키마우스 스크린 데뷔 90주년 기념 패션 기획의 비주얼입니다.
빨간 드레스의 밑단에 와이어를 넣어 미키와 미니의 실루엣을 표현하고, 투명한 실로 걸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PART 3 - PLAYING CARDS
3번째 섹션에서는 최초로 공개되는 요시다 유니의 2023년 신작 <Playing Cards> 입니다.
5년 정도 전부터 구상한 작품이고 모든 카드의 마크는 사진으로 표현했어요.
트럼프 카드를 작가만의 아날로그 기술력으로 표현한 시리즈이고, 이미지 연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는게 맞는 말입니다.
표지는 모두 꽃을 이용해 패턴을 만들고, 숫자나 그림 카드들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템들을 활용하여, 조금만 눈을 돌리면 작은 부분에도 또다른 세상을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합니다.
카드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정말 재미있습니다.
카드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는데 진짜 작은 꽃잎 하나하나 배열해서 만들더라구요.
멍때리며 보게 되는 영상.
전시장 마지막에 흘러내리는 껍질의 바나나 포토존이 있습니다. 귀엽구요.
아트샵을 지나 석파정 가는 길에 서울미술관의 다른 전시장도 한번 둘러봅니다.
그리고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여름 특별 교육 패키지 <쌤 - 케이션>을 하고 있는데
프리미엄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과 부모님을 위한 전시투어 프로그램을 하나의 패키지로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한다고 합니다.
아이들과 같이 가기엔 좋은 프로그램이겠네요.
석파정
건물 4층으로 올라와서 밖으로 나오면 석파정입니다.
석파정에서 티켓을 한번 더 확인하니 미술관 티켓을 꼭 버리지 말고 가지고 계셔야 들어갈 수 있어요.
'물과 구름이 감싸 안은 집'이라 명명된 석파정은 조선의 왕이 선택한 왕의 공간입니다.
조선의 마지막 왕 고종은 이곳을 행전이나 행궁시 임시 거처로 사용하며 신하들과 함께 국정을 의논했고,
집을 둘러싸고 있는 빼어난 산수와 계곡, 사계의 아름다움을 모두 품고 있습니다.
예전에 서울미술관에 왔을때 늦어서 석파정을 관람못했는데, 서울미술관 오시게 된다면 꼭 한번은 들어가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다시 찾고 싶을 정도로 너무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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