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말 핫한 박민준작가의 10번째 개인전을 보러 삼청동 갤러리현대에 다녀왔습니다.
건물 앞 주차자리가 협소해 가까운 국립현대미술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삼청동 전시를 다녔는데요, 삼청동은 주차가 어렵고 유료주차장 요금이 워낙 비싸니 한시간에 3,000원인 국립현대미술관에 주차하고 다니는게 훨씬 편해요.
< 박민준 개인전 - X >
전시장소 ㅣ 갤러리 현대
전시일정 ㅣ 22.12.21 ~ 23.02.05
10:00 ~ 18:00 (매주 월요일 휴무)
문의 ㅣ 02- 2287- 3500
관람료 없음, 주차협소
박민준작가는 인간의 삶과 죽음, 그를 초월한 꿈과 이상, 예술의 창조적 위대함과 가치 등에 몰입해왔습니다.
활동 초기 박민준작가는 서구 신화 속 인물을 동양인의 모습으로 옮기고 르네상스와 고전주의 걸작을 재해석한 작품을 발표했었고 그의 독창적 작품은 국내와 미술계에서 주목을 받으며 두터운 팬층을 확보해 갔습니다.
갤러리현대 공식홈페이지에 현재 전시하고 있는 박민준 작가를 비롯해 전에 진행했던 거장들의 전시정보를 보실 수 있어요.
2010년대 중반 작가는 소설 <라포르 서커스>와 <두 개의 깃발>이라는 소설을 집필해 박민준 작가만의 서사 세계를 구축하게 되는데요,
이후 소설에서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 등을 드로잉, 회화, 조각 등의 다양한 매체로 '재현'하는 실험을 지속중에 있습니다.
현실에 있을 법한 장면에 작가의 상상력을 불어넣은, 새로운 리얼리티의 세계 박민준작가의 개인전을 살펴볼까요~?
전시장에 들어서면 박민준 작가가 쓴 소설 두 가지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서점에서 사는 것보다 저렴했어요.
저도 작품을 보고나서 소설이 궁금해서 살까 엄청 고민하다 왔는데요, 살걸 그랬네요.
갤러리현대에서 하고 있는 <X> 전시에서는 천재 곡예사인 형 라포와 평범한 동생 라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라포르 서커스 단원 들의 별난 사연을 담은 <라포르 서커스>,
미술사학자 알리자린이 600여 년전 활동한 화가 사피에르의 베일에 쌓인 최후의 작품을 추적하는 <두 개의 깃발>, 서로 다른 연작이 중첩되며 확장되는 그의 광범위한 작품 세계를 살펴봅니다.
1층의 전시장 한 가운데 있는 조각 <엘카드몬>은 소설 <라포르 서커스>와 <두 개의 깃발>에 등장하는 목각인형으로, 두 세계를 잇는 캐릭터입니다.
와 실제로 보면 디테일이 정말 엄청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아요.
꼭 어딘가에 있을 법한 고양이
1층에서 계단을 따라 아래 지하 1층 전시장으로 내려가봅니다.
이 전시장에서는 16~18세기 이탈리아에서 유행한 즉흥극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초상화의 장르로 재해석한 <콤메디아 델라르테> 연작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텍스트와 함께 구축되는 등장인물의 이야기는 문학과는 달리 시각적 요소가 우선하는데요,
등장인물들의 외모, 자세, 복장, 소도구 등 그들의 특성에 부합하는 색채까지 조율해나가는 작업을 거쳐 마침내 한 개인의 감정과 서사, 상징과 은유를 담은 캐릭터가 탄생하게 됩니다.
지하에서 다른 전시장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엘레베이터가 있는데 거기 앞에 있는 그림.
여기로 올라가라고 안내하는 느낌입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2층에 내리면 인사하는 빨간 광대의 그림을 만날 수 있어요.
2층 전시장 한쪽에서 거대한 작품 두개를 만날 수 있는데, 2020년 출간된 그의 소설 <두 개의 깃발>에 등장하는 화가 사피에르가 죽기전 마지막으로 그린 작품을 표현했습니다.
작품이 전해주는 몰입감과 너무 디테일한 묘사가 실제같아서 오랫동안 발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신념의 탑>은 인간의 이야기를 '2'라는 숫자를 통해 표현하고,(삶/죽음, 남/여, 시작/끝..)
<영원의 탑>은 초월적 존재에 관한 이야기를 숫자 '3'을 통해 전하고 있습니다.
회화작업의 핵심을 스토리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그림으로 재현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박민준작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음직한 서커스나 가면극의 전형성을 갖는 인물에서 출발해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부여함으로서 등장인물 각각 생명을 주고 그들이 살아움직이게 합니다.
<X>는 2021년부터 시작한 시리즈로 박민준의 기존 작품과 구별되는 자유로움을 가진다. 'X'라는 단어의 의미처럼 주제나 작품의 크기, 표현기법을 규정짓지 않고 내면의 감정이나 감각적인 모호함,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 작가의 표현 충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 전시설명 중에서
전통적인 서구의 고전회화 기법을 구사하는 박민준의 작품은 르네상스 혹은 바로크 시대 화가들의 그림 질감을 연상시킵니다.
각각 캐릭터의 특징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즐거웠던 작품.
박민준작가의 인스타그램에 작가의 작품들이 잘 나와있어요.
갤러리현대 박민준작가의 <X> 전시는 작품과 기획과, 음악까지 완벽했던 전시였습니다.
무료로 보는게 미안할 정도로 너무 퀄리티가 뛰어났던 전시였어요.
삼청동 무료전시 서울무료전시로 적극 추천드리니 전시기간이 끝나기 전에 꼭 한번 가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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